최근 엔저와 물가 상승으로 민생 경제가 흔들리고 있었지만, 집권 자민당은 현 총리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모처럼 한일 관계 개선의 기대도 있었던 만큼, 이시바 총리의 퇴진이 일본 정치와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왜 그는 11개월 만에 물러났나?
이시바 총리가 내세운 사임의 공식적인 이유는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이었습니다. 자민당이 중·참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패배하며 창당 이래 처음으로 양원에서 과반을 잃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함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임 발표 직전까지 자민당 내에서는 이시바 총리 퇴진을 위한 '임시 총재 선거'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거셌습니다. 이 절차가 현실화되면 당은 둘로 쪼개질 위기에 놓였고, 이시바 총리는 자신이 물러나는 대신 당의 파국을 막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는 사임 기자회견에서 "당에 결정적인 분열을 초래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히며, 자신의 퇴임이 정치적 타협의 결과였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정치 시스템이 민의보다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지지율 역주행과 자민당의 '오만한' 선택
아이러니하게도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은 사임 직전 크게 상승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활발한 외교 활동이 국민적 호응을 얻으며, 지지율은 22%에서 39%로 급상승했습니다.
이는 국민과 동떨어진 자민당의 행보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정권의 정치자금 비리와 민생 경제의 어려움에 실망했지만, 정작 자민당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내부 권력 다툼에만 몰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이것은 자신에 대한 개인적 지지라기보다는 '당내에서 싸우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하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자민당의 오만함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시바가 남긴 메시지: 변화할 것인가,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이시바 총리의 퇴진은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입니다.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그가 물러나고, 우익 성향이 강한 인물이 차기 총리로 선출될 경우 한일 관계가 다시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남긴 메시지는 일본 정치에 큰 울림을 남겼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은 '지금만 좋으면 된다'거나 '나만 좋으면 된다'는 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당의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했습니다.
과연 자민당은 이시바 총리의 충고를 받아들여 국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대로 내부 분열과 민심 이탈을 막지 못하고 무너질까요? 앞으로의 일본 정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