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의 끝자락에서 '쿨함'의 절정을 달리는 첫째와 달리, 우리 집 둘째는 여전히 그 존재만으로도 온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초등학교 4학년 입니다. 그런데 마냥 어리게만 보이던 녀석이 최근 제게 예상치 못한 '선전포고'를 해왔습니다. 바로 경제적 독립 선언이었죠.
"아빠, 내 세뱃돈은 내가 직접 관리할래"
엄마를 통해 전해 들은 아이의 의지는 확고했습니다. 올해 받은 세뱃돈을 직접 관리하고 싶다는 것. 순간 제 마음속엔 '의심 센서'가 발동했습니다.
자기 멋대로 돈을 쓰고 싶다는 뜻 아닐까?'
당장이라도 "안 돼!"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아이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번 달 26일까지 꼭 갖고 싶은 '라부부(Labubu)' 인형이 있다고 하더군요. 가격은 약 4,000엔. 결연한 녀석의 목소리에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아이의 동기를 '금융 교육'의 기회로 전환
단순히 "넌 아직 어려"라며 묵살하기엔, 아이가 스스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나선 그 용기가 너무 가상했습니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저는 둘째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고 몇가지 룰을 정했습니다.
1. 세뱃돈 전액을 내주는 대신, 스스로 자금을 모아보고 부족 분은 세뱃돈으로 충당
=> 큰 돈을 맡기는 위험을 회피, 먼저 일하고 모으고를 학습
2. 저금통의 자산(약 2천엔)에서 부족한 금액(약 2,000엔)은 집안일 '아웃소싱'을 통해 충당
=> 수고비는 하루 100엔
3. 단순히 수입과 지출만 적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기분'을 함께 기록할 것.
=> 자산의 변동에 따른 감정의 모니터링
특히 마지막 '기분 기록'은 돈이 들어올 때, 나갈 때, 그리고 물건을 손에 넣기 전후의 감정을 스스로 관찰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적용시켰습니다.
돈을 관리한다는 것 : 인생을 매니지먼트하는 힘
흔히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5가지 능력으로 모으는 법, 버는 법, 지키는 법, 쓰는 법, 불리는 법을 꼽습니다. 70년대 후반에 태어나 근검절약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모으는 법'을 체득한 이후 줄곧 버는 법, 지키는 법을 실천해 왔고 50을 바라보는 지금은 '불리는 법'을 실천하는 중입니다.
문득 최근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했던 "미래에는 돈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AI가 세상을 바꾸는 속도를 보면 그의 예언이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설령 돈이 필요 없는 세상이 온다 해도, '자산을 관리하는 능력'은 여전히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산을 관리한다는 것은, 곧 유한한 인생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인생 매니지먼트'와 같기 때문입니다.
50대를 앞두고 다시 새기는 인생의 가치
자본주의의 속물적인 측면에 매몰되어 돈만 쫓는 '껍데기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것에 가치를 두는가?"
"나에게 허락된 유한한 자원(시간과 돈)을 얼마나 의미 있게 사용하고 있는가?"
오늘,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 덕분에 저 또한 제 인생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독립을 꿈꾸는 아이의 작은 발걸음이, 훗날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스스로 경영하는 단단한 뿌리가 되길 기대하며 응원해 봅니다.
진정한 가치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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