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한 월급이 들어오는 25일입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면 잠시 기분이 좋아지다가도, 금방 마음을 다잡습니다. 저는 이 숫자들이 제 곁을 떠나기 전에 얼른 '투자 어카운트'라는 안전한 울타리로 일부를 옮깁니다.
사실 '장기 투자자'라고 거창하게 말하기엔 아직 민망한 6년 차입니다. 하지만 '장기 투자를 하겠노라' 다짐하며 6년을 버텨온 저만의 루틴이 있죠. 목표는 자산 1억 엔. 아직 갈 길은 멀고 숨은 턱 밑까지 차오르지만, 오늘처럼 월급날마다 빵 부스러기를 옮기는 일개미의 심정으로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목차>
1. 일단 옮기고 봅니다 : 월급날,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루틴
2. 일본 생활의 든든한 우군 : 新NISA 절세 계좌 이야기
3. 40대 후반, 나의 보수적인 수비 라인 : 4가지 핵심 포트폴리오
4. 내가 빨리 부자가 되기를 포기한 이유 : [패자의 게임]과 [존 리] 대표의 철학
5. 마치며 : 투자는 결국 나를 닮아가는 라이프스타일
1. 일단 옮기고 봅니다 :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루틴
코로나 이후로 세상이 참 많이 변했습니다. 장보러 가면 물가는 무섭게 올랐는데, 월급 오르는 속도는 거북이보다 느린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돈 나갈 곳은 너무 많죠. 알뜰살뜰 아끼며 살지만 솔직히 빠듯한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월급이 들어오면 고민하지 않고 바로 투자를 준비합니다. '남는 돈으로 투자해야지'라고 생각하면 영영 기회는 오지 않거든요. 먼저 미래의 나에게 월급을 떼어주는 것, 그것이 평범한 가장인 제가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입니다.
2. 일본 생활의 든든한 우군 : 新NISA 절세 계좌 이야기
저는 현재 일본에서 新NISA(새로운 소액투자비과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요즘 ISA 같은 절세 계좌에 관심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잠깐, 新NISA가 뭔가요?
일본 정부가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만든 파격적인 세제 혜택입니다. 주식이나 ETF를 통해 얻은 수익에 대해 세금(약 20%)을 매기지 않는 계좌죠. 특히 작년부터는 비과세 기간이 평생으로 바뀌고 한도도 크게 늘어나서(1,800만엔), 저 같은 장기 적립식 투자자에게는 그야말로 '치트키' 같은 존재입니다.
3. 40대 후반, 나의 보수적인 수비 라인업
제 포트폴리오는 솔직히 좀 심심합니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든든한 4가지 기둥을 소개합니다.
1. 세계 주식 ETF : 전 세계 자본주의의 평균적인 성장을 따라갑니다.
2. 미국 S&P500 ETF : 자본주의의 심장, 미국에서 가장 우량한 500개 기업에 투자합니다.
3. 미국 고배당 ETF : 현금 흐름을 위해 배당금을 키우고 있습니다.
4. 일본 고배당 ETF : 제가 거주하고 있는 일본의 고배당주 세트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세 차익보다는 안정적인 '배당' 쪽으로 무게중심을 조금씩 옮겨가며 노후의 '월급'을 직접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4. 내가 빨리 부자가 되기를 포기한 이유
가끔은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토끼처럼 깡총깡총 앞서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죠. "나도 코인이나 레버리지로 한방에 인생 역전 해볼까?" 하는 못된 망상이 고개를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잡아준 건 찰스 엘리스의 <패자의 게임(The Loser's Game)>이라는 책이었습니다. 투자는 프로들의 화려한 승점 경쟁이 아니라, 아마추어 테니스 경기처럼 '실수를 적게 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통찰을 주었죠. 시장을 이기려 들지 말고, 시장에 끝까지 남아있는 것 자체가 승리라는 말에 큰 위안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존 리 대표님의 말씀도 늘 가슴에 새깁니다. 주식은 사고파는 기술이 아니라, 좋은 기업과 함께 시간을 견디는 '철학'이라는 점 말이죠. 여러 논란도 있지만, "시장 속에서 오래 살아남으라"는 그 본질만큼은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5. 마치며 : 투자는 결국 나를 닮아가는 라이프스타일
저는 이제 빨리 부자가 되는 꿈은 내려놓았습니다. 대신 착실한 '일개미'로 살기로 했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주식수라는 빵 부스러기를 옮겨두는 것, 그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누군가에게 투자는 숫자의 싸움일지 모르지만, 저에게 투자는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내 분수에 맞게, 내 속도에 맞게 나아가는 삶 말이죠. 이 여정을 통해 제가 조금씩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소소한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제 투자는 '성공'한 것이라 믿습니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장기 우상향'이라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오늘도 저는 열심히 빵 부스러기를 옮깁니다. 여러분의 자산은 안녕하신가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여러분의 자산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